유례없는 폭풍의 시절이었다. 온몸에 근심을 안고 집 앞 화단 잡초에 시선을 던져두고 담배를 태우던 날, 회사 이사에게 연락이 왔다.
“형님! 오디션 본 <오징어 게임 2>에서 형사반장 역으로 캐스팅됐어요.
이건 무조건 해야 합니다.” 평소 같으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뻐했겠지만,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엄마가 소풍을 마치고 은하수를 건너갈 것 같은데... 꼼짝 못 하는 엄마를 두고 촬영장 가는 것이 맞나.
담배를 새로 한 대 더 물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보자고 했다.
조카에게 엄니를 부탁하고 아침 일찍 촬영장으로 향했다. 대본 연습도 없이 현장에 처음 가는 날은 어색할 때가 많다.
내성적 성격 탓도 있겠지만, 감독도, 배우도, 스텝도 모두 초면이다. 이럴 때엔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잠시 후 시선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인생은 아이러니다.
그래도 늘 그렇듯 마음을 펴고 새들의 지저귐을 벗 삼아 현장으로 향했다....
원문 링크 : 오징어 게임 2. 반장 오창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