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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한가운데 웅크리고 앉아 있는 까마귀

 인도 한가운데 웅크리고 앉아 있는 까마귀

아침 출근길, 아직 아프고 웅크린 까마귀의 모습이 떠오른다. 40분 정도 걸을 계획으로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큰 길가를 피하고 나무 그늘이 드리운 아파트 골목으로 들어섰다. 15분쯤 지나자 인도 한복판에 까만 깃털이 햇빛에 반짝이는 까마귀 한 마리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크기가 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려 해도 머뭇거려지곤 했다. 멈춰 서서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자 미동이 없고 소리도 없이 화난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노랗고 둥근 눈만 움직였고, 노쇠해 죽음이 다가온 것인지 날개를 다친 상태로 걷지도, 날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까마귀를 유심히 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까마귀의 존재는 특별히 신경 쓰이지 않는 듯했다. 보도블록 위의 까마귀는 불쌍하고 애처로웠다.

길가의 분주한 흐름 속에서도 까마귀는 개의치 않고 같은 자세로 남아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한 자세에서 이따금 노란 눈이 반짝이며 상황을 바라보는 듯했다. 까마귀를 바라보는 순간,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눈빛이 마주친다. 살아가려는 의지가 엿보였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차분하게 하는 듯한 침착함이 느껴졌다. 같은 자세로 남아 있는 모습은 길 위의 작은 슬픔으로 다가왔다.

현실적으로는 안전한 곳에서의 삶의 선택일 수도 있다. 아파트 안쪽의 나무와 풀이 우거진 공간이나 새 둥지가 있는 큰 나무 아래라면 천적의 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한가운데 남아 버티는 선택이 이해되기도 한다. 천적의 접근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보였고, 죽음을 회피하려는 의지가 짙게 남아 있었다. 큰 눈과 조용한 심상 속에서 살아갈 길을 모색하는 모습이 애틋하게 다가왔고, 통찰처럼 다가오는 것은 참을성 있는 생명의 존엄이었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소리를 내지 않는 원칙이 더 크게 다가오며, 고통 없이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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