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야, 티브이는 아직이가?" 어머니는 오늘도 나를 보채신다.
채 열 평도 되지 않는 작은 단칸방에서 앉아있는 나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조금씩 힘이 없어져 가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눈치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올지도 모릅니더, 조금만 더 기다려 보소."
아버지는 TV에 자주 출연하던 유명한 기자셨지만, TV에서 아버지의 얼굴을 못 본 지는 꽤 오래 되었다. 이제는 녹화된 뉴스 동영상 파일 에서만 볼 수 있는 아버지를, 어머니는 수없이 돌려 보시곤 했다. 20인치 안팎의 크기의 모니터에서 하루에 한 두번씩 아버지가 나오는 뉴스를 반복해서 보시던 어머니는 어딘가 쓸쓸해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반가운 표정을 지으시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마음도 어딘가 착잡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었다. 7월 말이었다. 기승을 부리던 폭염에 기계도 견디지 못한 것인지, 꽤나 오랫동안 써왔던 모니터가 마침내 고장이 나고 말았다.
어머니께서는 당장 TV를 보고 싶으시다고 나에게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