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형외과 전문의 류창현입니다.
딸랑. 진료실 문이 열리고, 차가운 새벽 공기와 함께 한 남자가 들어섭니다.
그는 인사도 하기 전에, 주머니에서 낡은 수첩 하나를 꺼내 제 책상 위에 '탁' 하고 내려놓습니다. 마치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증거물을 제출하듯이 말이죠.
"선생님, 이거 뭔가 잘못됐습니다. 기계가 고장 났거나, 제 몸이 미쳤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가 내민 수첩을 펼쳐봅니다.
날짜마다 빼곡히 적힌 숫자들. 그리고 그 옆에 적힌 '금식', '운동', '현미밥'이라는 메모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모범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숫자는 [158].
어젯밤 저녁까지 굶고 잰 공복 혈당이라기엔 너무나 가혹한 숫자였죠. "어제 저녁도 굶었어요.
물만 마시고 잤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이제 밥 먹기가 겁이 나요. 숨만 쉬어도 혈당이 오르는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열 손가락을 펴 보입니다. 하루에도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