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형외과 전문의 류창현입니다.
유난히 바람이 매서운 목요일 저녁입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박 과장님의 어깨 위에, 묵직한 삶의 피로가 눈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는 의자에 앉자마자 깊은 한숨부터 내뱉습니다.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소리 같습니다.
"원장님, 저... 또 실패했어요."
그의 목소리가 죄인처럼 기어들어 갑니다. "새해라고 큰맘 먹고 헬스장 1년 치를 끊었거든요?
근데 딱 3일 갔습니다. 퇴근하고 나면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어요.
헬스장 관장님한테 기부만 3년째입니다. 저 같은 의지박약은 그냥 이렇게 굳어가야 하나 봐요."
그는 자책감에 고개를 푹 숙입니다. 퇴근 후 헬스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무겁게 느껴졌을 그 마음, 왜 모르겠습니까.
저는 청진기를 내려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둥굴레차 한 잔을 그의 손에 쥐어 드립니다. 그리고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을 건넸습니다.
"과장님, 정말 다행이네요. 축하드립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