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형외과 전문의 류창현입니다.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질 무렵, 진료실 미닫이문이 무겁게 열립니다. 마치 어깨에 곰 세 마리는 얹고 온 듯, 푹 숙인 고개와 질질 끄는 발걸음으로 40대 가장 최 과장님이 들어오십니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그는 마른세수를 하더니 왈칵 하소연부터 쏟아냅니다. "원장님, 저 진짜 미치겠습니다.
요새 회사 일이 빡세서 그런지, 새벽 2시만 되면 귀신같이 눈이 번쩍 떠져서 뜬눈으로 밤을 새워요. 게다가 발바닥은 왜 이리 미친 듯이 가려운지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니까요.
그뿐인가요? 며칠 전엔 별일도 아닌데 집사람한테 버럭 화를 냈다가, 각방 쓰자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저 진짜 억울합니다. 피로회복제 제일 독한 놈으로 링거 하나 놔주세요."
참으로 억울하고 서글픈 목소리입니다. 저는 청진기를 내려놓고, 핏발 선 최 과장님의 눈과, 셔츠 아래로 유독 볼록해진 배, 그리고 바지통이 남아도는 얇아진 다리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모락모락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