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골목길 진료실 의사 류창현입니다.
아이고, 천천히, 천천히 들어오세요. 어서 와요, 환자분.
오늘따라 진료실 문 열고 들어오시는 발걸음이 왜 이렇게 무거우실까? 요새 퇴근하고 헬스장 출근 도장 꼬박꼬박 찍으신다더니, 진짜인가 보네요.
얼굴빛은 아주 반짝반짝 청춘이 따로 없는데, 몸은 완전 푹 쉰 파김치가 다 되셨어요. 방금 의자에 앉으실 때도 '아이고고'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오시잖아요.
지금 온몸 근육들이 제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게 제 귀에까지 생생하게 들린다니까요. 제가요, 환자분 그렇게 무거운 어깨로 오실 때마다 맨날 똑같은 약봉투만 쥐여서 돌려보내는 게 내내 마음에 걸렸어요.
마치 쉴 새 없이 거친 길을 달린 자동차에 기름만 주유해 주고, 정작 고생한 엔진에 낀 때나 상처는 모른 척하는 것 같아서 영 편치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맨날 모니터만 보고 타닥타닥 쳐서 뽑아드리는 그 뻔한 처방전, 과감하게 패스할 겁니다!
대신에, 그 쳇바퀴 같은 팍팍한 일상이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