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여우 사냥을 나갔던 최 진사는 짐승이 아닌 다 죽어 가는 사내아이 하나를 업고 내려왔다. “아가, 네 아비의 이름이 무엇이냐?”
“…….” 누구냐 물어도 그저 바라볼 뿐 말이 없는 아이. *** 봄이 되어 상처는 아물었지만, 아이는 여전히 말이 없다.
시키지도 않은 하인들이 할 일을 알아서 하고, 행랑채에서 자는데도 집을 차지한 것만 같은 존재감. 그런데도 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최 진사 댁 아씨 자영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계속 이놈 저놈 하며 삿대질로 부를 수가 없지 않은가?”
기르는 개에게도 이름을 지어 쉽게 부르는데, 하물며 사람을 부리려는 데 이름이 없어서야. ‘그놈한테 무슨 이름을 붙여 줄까?
무슨 이름이 좋을까?’ 흰 얼굴에 길쭉하게 찢어진 눈, 높다란 콧날과 붉은 입술.
‘여우 같은 얼굴…….’ 그러고 보니 여우 사냥 나갔던 길에 업혀 온 아이가 아닌가.
“자, 이것이 네 이름이다. 이제부터 널 요호라고 부르겠다.”
妖狐, 요사스러운 여우. “내가 ...
원문 링크 : 201. 우유양 <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