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탁스67로 촬영한 중형필름과 함께 아침 빛이 좋아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네살이 점점 말이 통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말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많아 육아의 고충이 커진다. 외력으로 이겨내기보다 단호하게 이겨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아지는데, 성격 탓에 순간 욱하는 모습이 아이들 앞에 드러나는 일이 많아 죄책감이 생긴다. 반면 딸은 말이 통하는 시점에 뚜렷하게 이해하고 응용하는 모습이 보이고, 부모의 말투를 따라 하는 모습에서 충분히 배우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말 조심의 필요성을 되새기게 된다. 아직 말을 잘 못하는 막내는 손이 먼저 나가다 보니 형의 기분을 건드리는 일이 잦아진다.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손이 먼저 나가게 되는 순간이 있어 이럴 때마다 형의 분노가 순식간에 올라오는 것을 참아야 한다는 마음과 함께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실감한다.
말이 통하는 시점이 오면 형이 동생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지만, 그때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 깊다. 아들 키우는 집은 다들 어떻게 키우는지 궁금해지며, 서로 싸우는 일이 크다고 해서 서열 정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느 정도 크게 싸우기 전까지는 관찰하고 냅두는 편이 맞는지 생각한다. 남자인 자신도 아들을 큼직한 공부의 방향으로 키워야 한다는 현실이 다가오고, 딸은 스스로 잘 자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여전히 아빠의 관심과 신경이 필요하다. 요즘 펜탁스67의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실내에서도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을 준다.
아이들도 화를 냄에 따라 싸우는 모습의 리듬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단호하게 혼내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다. 단호하게 혼내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덜 나쁘다고 느낄 때가 있지만, 화가 시작되면 표정이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 아버지의 욱함을 떠올리곤 한다. 앞으로의 육아와 가정의 분위기를 어떻게 다듬을지, 혼을 내되 훈육의 목적을 잃지 않는 방향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머문다. 앞으로의 키움 방향과 가족의 균형을 잡아나가려는 마음이 또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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