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햇살을 머금은 소나무 숲과 함께 등장한 롤라이플렉스 3.5F, 그리고 유효기간이 15년이 훌쩍 넘은 코닥 포트라400VC 필름이 만난 순간의 이야기다. 주차장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황량한 겨울 풍경은, 숲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빛과 그림자가 섬세하게 교차하는 정적 미를 연출했고,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의 질감은 아날로그의 매력을 한층 강조했다. 필름은 중형필름으로, 웨이스트 레벨 뷰파인더를 통해 들어오는 구도는 한 폭의 사진처럼 단단하게 잡히고, 칼자이스 플라나 렌즈의 해상력은 공기감과 깊이를 더했다.
이번 출사는 소울로스터리라는 춘천의 야외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아낸 여정이다. 실내의 제약 없이 트인 공간에서 아이들의 활동이 사진 속에 생생히 녹아들었고, 소나무 숲의 초록빛과 아이들 옷의 색감이 Portra400VC의 빛나는 색채 DNA와 얽히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만 유효기간이 긴 시간 차이를 가진 필름 특성상 색감이 온전하게 살아나진 않지만, 색의 밀도와 질감의 차이가 오히려 겨울 분위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중형필름의 공간감과 퀄리티 역시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진 않아도 액자에 걸어두고 싶은 가족사진으로 충분히 남았다.
결과물은 예측 불가한 매력을 품고 있었고, 공간의 넓이와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더해져서 촬영의 즐거움이 한층 배가됐다. 유효기간이 지나도 포트라400VC의 관용도와 색채 표현은 여전히 남다른 편이며, 이를 통해 현재의 아이들 성장 기록이 과거 필름 속에 새겨지는 로맨틱한 이미지를 남겼다. 다둥이 가족의 외출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은 중형필름의 무게감과 함께 오랜 시간 기억 속에 남아, 다음 촬영을 위한 더 큰 기대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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