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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성부)

 봄  (이성부)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1942~2012) 이 시는 사랑의 기다림과 그로부터의 해방을 담은 아름다운 표현이네요. 그 순간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사랑은 언제나 와 있고, 기다리는 것 자체가 사랑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사랑이 돌아오면 그 눈부시고 놀라운 순간에 우리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굳어버리는 모습이 담겨 있네요.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공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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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봄 (이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