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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흐려지는 조부모님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다 어린 시절 매번 부재였던 부모님을 대신해 학부모 모임에 대신 와주던 할머니 천 원짜리로 컵 떡볶이 사 먹고 들어가느라 거들떠도 안 보던 저녁 밥상 모든 기억이 흐려지는 거 보면 참 삶이 뭔가 싶다 나는 고작 8살 먹은, 삶을 시작하는 순간이었고 할머니는 은퇴를 하고도 남은 어쩌면 삶의 막바지에 이른 순간이었는데 그 어린 나와 나이 든 할머니가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가끔은 믿기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배웠을까? 사실 한편으로는 나는 할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 고집 세고 자기 세계가 확고한 그런 사람 근데 또 그런 의지와 고집이 있었기에 살아남았나 싶기도 하고 삶은 뭘까?

그 주름진 손으로 한 평생을 키워낸 내가 당신을 늘 좋게만 기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당신은 나를 미워할까? 그럼에도 기억이 흐려지는 할머니를 보며 고작 일 년 동안 미국에 다녀온 동안 나이를 먹어버린, 엄마를 사랑으로 키우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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