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서로를 향한 감정이 식고 깊이가 사라진 채, 함께 있는 시간은 그냥 지나가는 하루처럼 느껴진다. 남아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의무감이나 습관뿐이고, 마음의 울퉁불퉁한 부분이 더 이상 닿지 않는다. 우리 둘 다 지쳤다는 걸 나는 확실히 느끼고 있고, 어쩌면 너도 같다. 서로를 향한 관심은 점점 멀어지고, 대화는 짧아지며 무감각한 태도로 허들처럼 다가온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도 없고 제삼자도 없지만, 왜 마음은 이렇게 차가워졌을까 하는 생각이 우리를 끊임없이 붙잡아 둔다.
가장 두려운 포화점은 언제 찾아왔는지 모른다. 서로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게 분명한데, 그때가 정확히 언제였는지 서로 말하지 못한 채로 연인은 끝없이 깊어지지 않는 관계를 견디려 한다. 우리 둘 다 마음이 식은 건지, 아니면 서로의 기대가 사라져버린 건지, 이젠 서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열정이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눈물 속에서라도 계속 사랑하는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로를 외면하는 태도 속에서도 헤어짐 대신 관계를 기다리는 날들이 이어진다.
늘 같은 질문이 남는다. 정말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 너와 나는 왜 이렇게 지쳐 있는 걸까? 언젠가 끝나야 할 관계를 미루며, 감정의 무게를 버티는 동안 남아 있던 깊이는 점점 얇아진다. 이 모든 과정을 지나도 우리 사이에 남은 것은 단지 공감대 없는 의무감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서로를 향한 무관심뿐이다. 끝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보다, 눈물을 흘리며 계속 사랑하는 것이 더 아프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서로의 무관심을 선택한 채, 조용히 서로를 지켜보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의문과 고통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에게 남은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마음은 점점 멀어져 간다는 점이다. 의도적으로 맺었던 관계의 끈은 결국 우리를 더 깊이 아프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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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