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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베란다 정원 식물집사예요.

 저는 베란다 정원 식물집사예요.

저는 숨겨야 했던 식물의 기억들로 시작합니다. 예쁜 식물은 많고 생필품이 아니라 눈치도 보이지만 가드닝에 돈을 쓰는 게 눈치 보일 때가 있었죠. 비싼 식물은 조용히 들이고, 저렴한 식물은 “이거 정말 대단하다!”고 자랑하며 비교합니다. 베란다의 공간이 터져나갈 만큼 차지할 때면 닥쳐올 잔소리를 피하려고 애를 썼고, “그게 어딨지? 베란다에 있나?” 하고 스스로를 막아섰던 순간도 있습니다. 집 안에 날 파리 한 마리라도 보이면 “식물이 많으니까 벌레가 다 날아다니네”라는 말이 들려오곤 했고, 식물이 많다, 많다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뒤에도 저는 베란다 창을 바라보며 계절의 흐름을 느꼈고, “춥다. 베란다 창문 좀 닫자.”라는 말을 들으며 창을 닫고 열고를 반복했습니다. “엄마 어딨어? 또 베란다야?”라는 말도 익숙했고, 아무래도 마음이 흔들릴 때면 “내가 좋아? 식물이 좋아?”라는 질문을 들었죠. 그럼에도 저는 눈치를 보면서도 식물을 키우고, 그 불확실한 기쁨에 의지했습니다.

마침내 밭이 생길 정도로 확장된 베란다가 저를 찾아왔고, 오늘은 “일당만 줘. 이번주 일요일에 밭일 도와줄께.”라는 약속으로 새로운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모든 순간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눈치보는 마음으로도 계속 가드닝의 길을 걸어가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꾸준히 키워나가며, 식물과의 대화에서 얻은 위로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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