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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백일홍, 배롱나무 파종(씨앗 심기), 배달음식 그릇활용해 노지파종하는방법

 목백일홍, 배롱나무 파종(씨앗 심기), 배달음식 그릇활용해 노지파종하는방법

작년에 배롱나무 씨앗을 채종해 밭에 묻어 두었지만 소식을 모르고 지냈어요. 노지에서 파종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처음엔 잡초를 싹 다 뽑아 아무것도 없던 자리에 파종했지만 금세 잡초가 밀려 올라와 제가 파종한 것이 germinated인지 잡초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뽑다 보니 파종 자리를 자꾸 망가뜨리기도 했고, 이런 일들이 노지 파종의 어려움임을 절실히 느꼈어요.

다시 찾아온 늦가을에는 가지끝이 말라 쉽게 부러질 만큼 여문 씨앗이 여럿 달려 있었어요. 한 알이 씨앗 하나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얇고 납작한 형상들이 빽빽이 들어 차 있었습니다. 접시꽃이야 일년생이라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배롱나무처럼 굳건한 나무로 자라나려면 이 정도의 열매가 과연 맞는지 의아했어요. 자연의 이치에는 이유가 분명히 있기에 제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죠. 지난번의 실수에서 벗어나려 묘안을 떠올렸어요.

중국음식 배달 시켜 먹고 남은 그릇의 아래쪽 부분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처음부터 가위가 잘 들어가지 않으니 쇠젓가락으로 구멍을 낸 뒤 가위를 넣어 자르면 쉽게 잘라지더군요. 이렇게 그릇을 준비해 꽃밭으로 옮겼고, 지금이든 봄이든 파종 시기는 사실 상관없을 것 같아요. 씨앗이 여문 뒤에는 바람에 떨어지고 빗물에 발아할 테니까요. 떡갈나무님의 조언처럼 베란다에서도 겨울에 잎을 떨어뜨리고 가을에 파종하면 추위 탓에 발아율이 낮다고 하니, 만약의 대비로 남겨 둔 씨앗을 봄에 한 차례 더 파종해 보려 합니다.

구덩이를 파고 그릇을 안에 넣은 뒤 흙으로 그릇 안을 채우고, 씨앗을 덮을 흙 두께만큼의 높이를 남겨 살포시 올린 뒤 다시 흙 이불로 덮었습니다. 이름표를 다는 일은 늘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하면 절대 미아가 되거나 제가 치는 일이 없다고 봅니다. 정답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제 안에도 충분히 놓여 있다고 믿어요.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늘 먼저 생각해낸 사람의 불편함에서 비롯되며, 버려지는 것의 재활용보다 새활용이 더 보람차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품 있고 희귀한 식물이 많지만 늘 멀지 않은 곳에 다정하고 편안한 것들이 있었어요. 배롱나무 씨앗과 파종에 담긴 저의 작은 실험은 계속될 거고, 앞으로도 손수 터를 마련해 나가며 자연의 리듬에 맞춰 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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