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칼립투스 숲은 계절마다 다른 빛과 숨결로 저를 매료시킵니다. 봄에는 가지 끝에서 태어난 어린 새순이 자라고 여름에는 동그란 잎사귀에 투명한 빗방울이 굴러요. 가을에도 단풍이 들지 않는 은녹색의 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쓸쓸하지 않습니다. 두뼘도 안 되는 작은 나무가 일 년 만에 어른 키만큼 자라 다시 일년이 다가오는 지금 꼭대기에 더는 손이 닿지 않죠. 저의 정원의 유칼립투스에겐 유일한 약점이 바람일 뿐입니다. 지난 여름 태풍에 쓰러졌을 때, 키를 조금 더 낮춰 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다시 일으켜 세워 주었더니 일어나자마자 또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번개를 맞은 미류나무처럼 되면 안 되니까 결국 잘랐습니다. 나무는 키를 낮춰 바람의 저항을 덜 받고, 잘라낸 가지는 삽목으로 새로운 나무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삽목은 늘 어렵습니다. 삽목한 삽수를 단 한 번도 꽂은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 ㅎㅎ.. 또 삽목했습니다. 겨울이라 노지 삽목은 못하고 집에서 녹소토에 꽂아두었어요. 굵은 가지는 잘라서 막대기로 쓸 거예요. 저는 빨래 삶을 때도 유칼립투스 막대기로 우아하게 눌러요. 2022.12 어떻게 이 나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느 계절이든 이끌리고 빛이 아름다운 아침과 저녁,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많은 날은 더 보고 싶은 이곳은 유칼립투스 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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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유칼립투스의 겨울, 가지치기, 전정, 노지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