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를 대표하는 도보 코스 성지혜윰길 일대를 빗소리와 함께 천천히 다녀왔다. 초여름의 보슬비가 산사와 숲길의 정취를 깊게 만들어 주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 충분했다는 기록이다. 맑은 날의 야외 활동도 좋지만 빗소리 속 은은한 감성을 더해 준 하루의 체험을 차근히 전한다.
가장 먼저 찾은 위봉사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며 비에 젖은 나무의 향이 차분함을 더한다. 고려 후기 나옹 스님의 중건으로 남아 있는 보광명전과 극락전 삼신각이 오랜 세월의 깊이를 드러내고, 처마 끝의 맑은 빗방울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봉사 마당을 걷는 동안 느린 삶의 미학이 마음에 스며들며 성지혜윰길 시작점의 여유를 일깨운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성곽 문화재인 위봉산성을 방문했다. 안개에 둘러싼 옛 돌벽과 야자 매트 흙길을 걷는 동안 빗방울이 머무는 자연경관이 신비감을 더한다. 느리게 걷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머리를 맑게 하는 데 성지혜윰길의 치유 의미와 잘 맞는 코스였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해 준다.
삼례역 근처의 새참수레는 친환경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정직한 한식 뷔페로, 수육 버섯튀김 두부탕수 등 제철 재료의 은은한 맛이 특징이다. 화학조미료의 인위적 맛 없이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친 뒤 몸에 활력이 돋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성지혜윰길 여정 속 소담한 별미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생강문화공간시앙은 차 향이 가득한 공간으로, 블렌딩 티 클래스에서 직접 고른 약재와 생강의 조합을 체험한다. 실감형 미디어아트관의 은하수 영상과 생강밭 연출은 시각적 몰입감을 선사하고, 야외의 전통 온돌식 생강굴 보존주택까지 이어지는 공간은 옛 조상의 지혜를 느끼게 한다. 연인이나 가족과의 방문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천호성지는 비봉면 천호산 자락에 자리해 구한말 박해의 위협 속에서도 산속 교우촌을 형성하며 지켜 온 숭고한 정신의 공간이다. 숲길과 순교자 묘역의 고요를 따라 걷다 보면 머릿속의 잡념이 정돈되고 일상에 다시 평온이 스며든다. 성물박물관의 예술품들에서 느껴지는 감동도 여운으로 남아, 고요한 치유의 도장처럼 남았다. 성지혜윰길의 마지막 지점으로 조용한 느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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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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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문화공간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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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혜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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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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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