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물은 빛을 품는 법을 안다.
깊이를 재지 않아도, 스쳐가는 빛무늬 하나로 스스로를 밝혀낸다. 오래 머무르지 않아도 그 짧은 반짝임은, 때로 깊은 침묵보다 선명하다.
햇무리가 스친 물의 표정은 매번 다르고 그 모든 흔들림은 윤슬이 된다. 바람에 일렁이고, 빛에 흩어지며, 새로운 결을 그리듯 수면 위를 지난다.
오래 머무르려 애쓰지 않고,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뚜렷하다. 머무는 대신 흘러가고, 남기기보다 잊히기를 택한 빛.
묘하게도 그런 짧은 빛남이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붙잡지 않았기에 더 깊이 스며들고, 지나간 줄로만 알았던 순간들이 조용히 가슴 어딘가에 머문다.
내 삶에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의 안정감 속에 들어서니, 이제야 간신히 보이는 것 같다.
애써 의미를 만들려 했던 날보다, 무심히 흘러간 하루가 더 또렷하게 떠오른다. 형태 없이 번지던 감정 속에서 오히려 가장 나다웠던 나를 마주하게 된...
원문 링크 : [좋은글] 삶의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