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침대 위 밤송이를 바라보며 여름은 고양이와 함께하는 계절 중 가장 고요한 시간이다. 햇살은 쏟아지고 공기는 끈적한데, 고양이들은 그 속에서도 시원한 자리를 찾아 누구보다 현명하게 쉰다.
그날도 그랬다. 나는 잠깐 주방에서 무언가를 하다,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에어컨은 켜 두었고, 바닥은 선선했고, 방 안은 아주 고요했다. 그런데 그 고요함을 깨는 사랑스러운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침대 위에 가지런히 누워 있는 밤송이. 조용히, 그리고 예쁘게, 그야말로 ‘찍히기 위해 존재하는 고양이’처럼 딱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건… 당장 사진을 찍어야 했다.
망설임도, 여유도 없이 나는 본능처럼 핸드폰을 들었다. “어머, 이건 찍어야 돼.”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 감정. 셔터를 누르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 같은 순간.
나는 어느새 프로 작가라도 된 듯 앵글을 잡고, 조명을 살피며, 숨을 멈춘 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밤송이는 처음엔 ...
원문 링크 : 여름날, 침대 위 밤송이를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