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No.052 아홉 꼬리의 전설 l 배상민 l 수사극 l 소문의 시대 고려 말은 소문의 시대였다. 나는 이런 소문과 이야기에 매혹되었는데, 헛것으로 태어나 허물을 입고 뼈와 살을 갖추는 게 여간 신기하지 않았다.
<아홉 꼬리의 전설>은 나라 안팎이 소란스러웠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혼란의 시기에 더욱 무성하게 가지를 뻗는 흉흉한 '소문'과 기이한 '이야기'를 찾아다니는 나(장덕문).
그의 고향에서는 꼬리가 아홉 달렸다는 여우가 무고한 처자를 해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여우를 잡고자 드는 감무가 귀신에게 죽어나가고 있었다. '여우를 잡아라'라는 명을 받고 그 고을에 새롭게 부임한 감무 '금행'.
그는 전쟁터를 누비며 공을 세웠지만 뒷배도 없고 출세에 큰 욕심이 있는 편은 아니어서 괜스레 손해 보고 살아왔던 사람이었다. 오래전부터 고을의 주인 노릇을 해왔던 호장가에서는 새로 온 감무 '금행'을 견제했고, 그날 밤 소문으로 듣던 처녀귀신과 마주하게 되면서 고려의 두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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