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나서, 오늘을 다시 보게 됐다 백은 별 작가의 장편소설 『시한부』를 읽는 동안 마음이 계속 조용히 가라앉았다. 눈물이 쏟아지는 책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생각이 많아졌다.
이 소설은 감정을 크게 흔들기보다, 독자의 일상 속으로 조용히 들어온다. 그래서 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시한부’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막상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의 시선으로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무게로 느껴졌다. 이 소설이 특별했던 이유는 죽음을 앞세우지 않고, 남아 있는 시간을 살아가는 태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끝이 정해진 삶에서도 이어지는 일상 『시한부』 속 인물들은 갑자기 특별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학교는 그대로이고, 친구 관계도 여전히 복잡하다.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흘러간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더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리는 흔히 시한부 이야기를 떠올리면 극적인 선택이나 감정의 폭발을 기대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