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기 성적 발표를 앞두고 12학년 Richard 이 조용히 다가와 “성적이 잘 나오면 Beef 스테이크 해주면 안 되나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속으로는 당연히 가능하리라 생각되었지만 겉으로는 고민하는 척하며 “음… 음… 일단 성적 나오는 거 보고”라고 말한 장면이 있었다. 성적과 관계없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연구를 통해라도 해주곤 했는데,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한 마음도 있었고, 한 번 먹었던 스테이크를 또 먹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는 사실이 살짝 들려온다. 어제는 잉글맘이 점심 식사 후 장을 보러 다녀왔고, 오후에 온라인 수업이 있어 혼자 남게 되었다. 그 사이 고기를 많이 사고 불갈비와 샤부샤부, 불고기를 함께 준비해 놓을 계획이었고,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이 만개했다.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대답 속에서 요리로 인한 즐거움과 든든함이 함께 전달되었다.
다들 가리지 않고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먹는 행복이 아이들의 건강한 유학 생활을 더 활기차게 만드는 듯했다. 식사를 챙기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맛있게 먹어 주는 분위기는 뿌듯함으로 다가왔고, 그 같은 흐름이 공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고 느껴졌다. 첫 주말을 기점으로 잉글홈의 월요일은 스테이크와 함께 힘차게 시작되었다. 고기들을 보자 정육점처럼 보일 정도로 신선하고 질 좋았다. 굽기 전에는 소금과 후추, 올리브 오일을 듬뿍 발라 1시간 정도 냉장 숙성을 거쳤다. 이후 아주 높은 온도에서 겉면을 바삭하게 구워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준비되었으며, 밤에는 군밤으로 파바박 구워 먹을 계획도 함께 세워졌다. 오늘도 단어 시험을 끝낸다는 작은 목표 아래, 하루의 마무리도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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