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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떤 사이 (부제: 비상계엄령 해제 후 맞는 아침)

 우린 어떤 사이 (부제: 비상계엄령 해제 후 맞는 아침)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분주한 사람들. 신호등을 건너는 무심한 사람들.

우리는 한 공간에 있지만 마치 이 겨울의 아침 공기처럼 서로에게 차갑고 무관심하다. 철저히 타인이며 각자의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바라보지 않고 마주치지 않는 우리의 시선과 손길은 그러나 부정할 수 없다. 어젯밤 같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무수히 엉키고 얽혔다는 사실을.

우린 함께 밤을 지새웠고 새로운 역사를 경험했다. 12월 3일. 밤 10시 30분.

하루의 피곤을 뒤로하고 노곤하게 빠져드는 밤의 시간, 이유도 모른 채 받아안게 된 시한폭탄 같은 ‘비상계엄’을 마주한 채 우리 모두는 밤을 지새웠다. 같은 장면에 분노했고 하나만을 염원했으며 마침내 새벽 1시 1분,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비록 다음날 아침 우리는 다시 타인이 되어버렸지만 섭섭하지는 않다. 허무하지도 않다.

멀고 먼 사이지만 동시에 절대부정할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게 역사로 증명되었으니까. 어젯밤 같이 분노했고, 마음 졸였고, 안심했던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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