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달이 검게 물들던 밤 (1) 핏빛 달빛은 산허리를 감아 돌며 마을을 물들였다.
달은 무겁게 걸려 하늘을 내려누르고, 그 달빛은 밤을 삼키듯 땅 위를 기었다. 어느새 바람조차 숨을 죽였다.
아궁이에 장작 타는 소리도, 강 너머 개 짖는 소리도, 산새 지저귐도 사라졌다. 그 밤, 사람들은 숨조차 크게 내쉬지 못하며 창호 너머 붉은 달을 바라보았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오직 눈빛만이 말을 대신했다.
저 달빛은 재앙의 서막이요, 신의 노여움이라. 마을 어귀의 노파 하나가 휘청이며 무릎을 꿇었다.
백발은 바람 한 줄기에 헝클어져 달빛을 삼켰고, 허옇게 마른 손은 흙을 움켜쥐었다. "달이.......
달이 저리도 붉으니......." 노파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떨려, 바람인지 탄식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옆, 어린 손녀가 눈망울을 굴리며 어미 품에 매달렸다. 아이의 눈동자에는 달빛이 어린 듯 반짝였고, 그 빛은 두려움으로 번졌다.
"엄마..... 달님이 무서워......"
어미...
원문 링크 : 달에 묻힌 꽃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