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왔다. 내가 사는 곳엔 올해 들어(어쩌면 올겨울 들어) 최고 많은 눈이 왔다.
그래서 들어와 본 산속. 눈이 많이 올 때만 신는 방한화를 간만에 신어본다.
오랜만에 신어서 그런지 발목이 아프다. 눈이 많이 와서 찢어진 걸까?
뭔가 가족처럼 단란하게 뭉쳐있는 바위도 눈에 띈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인데 눈 오는 산속에서 이 그네를 한번 타 볼걸 그랬다.
중간에 줄이 끊어져도 눈 때문에 엉덩이가 아프지 않을 테니까. 순간적으로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린다.
렌즈를 닦아볼까 했지만 몽환적인 느낌이 맘에 들어 셔터를 누른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난 항상 이 숲으로 들어온다.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하게 눈이 내리는 소리만 들린다. 가끔씩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이 내 머리 위로 턱!
하고 짓궂게 떨어지면 헤헷 하고 혼자 민망해한다. 눈이 많이 와서 더 높은 산속 암자의 소나무 위에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쌓였다.
전구를 달고 밤에 보면 꽤 멋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나무가 아야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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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