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등기우편물 하나를 받게 됩니다. 무심코 뜯어본 봉투 안에는 '기한이익상실 통지서'라는 낯선 제목의 문서가 들어있습니다.
생소한 법률 용어에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귀하의 대출금 전액을 즉시 상환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요구.
분명 매달 원리금을 나눠 갚기로 계약했는데, 갑자기 원금 전체를 한 번에 갚으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기한이익상실', 영문으로는 EOD(Event of Default)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는 채무자의 평온한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입니다.
단순히 몇 번 연체했다고 해서 대출금 전액을 즉시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채무자는 알지 못합니다. 이 통지서를 받는 순간, 채무자는 더 이상 '정해진 날짜(기한)까지 돈을 나눠 갚을 수 있는 이익'을 누릴 수 없게 되며, 채권자는 곧바로 법적 조치에 착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