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례 우리 아내는 분명하다. 지나간 흔적을 남긴다.
치약을 쓰고 나면 뚜껑은 반쯤 열린 채 세면대 위에 놓여 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로션, 에센스, 크림… 뚜껑은 닫혀 있긴 한데 ‘완벽하게’ 닫혀 있지는 않다. 돌려 잠가야 할 뚜껑은 살짝 얹힌 수준이고, 눌러 닫는 용기는 한쪽이 덜 닫힌 채로 선반에 올라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냉장고를 열면 반찬통도 그렇다.
김치통, 장아찌통, 반찬 밀폐용기까지—뚜껑은 분명 덮여 있는데, 공기가 들어갈 틈이 남아 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대충 닫아?”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이건 성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작동 방식에 가깝다는 걸. 2️ 이유 뚜껑을 끝까지 닫지 않는 행동은 대부분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행동의 목표가 이미 끝났기 때문이다 치약의 목적: 양치 화장품의 목적: 바르기 반찬통의 목적: 먹기 이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그 사람의 뇌에서는 과업이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