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이다. 본문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 대해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자신을 미워하거나 무시하는 뜻이 아니라, 내 욕심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선택하는 태도이다. 내 자존심보다 사랑을 선택하고, 내 계획보다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삶의 곳곳에서 자기가 옳다는 생각이 갈등의 뿌리가 되곤 한다. 가정과 직장, 교회에서도 이러한 유혹은 반복되지만, 신앙은 왕좌에서 내려오고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과정임을 드러낸다.
한편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십자가를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희생, 심지어 죽음의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예수님은 고난을 일부러 찾아가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감당하는 삶을 뜻한다. 십자가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하나님과 함께 지고 가느냐가 핵심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병든 가족을 돌보는 일, 또 다른 이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일, 용서하기 힘든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 십자가일 수 있다. 상황마다 주어지는 책임이 다를 뿐, 핵심은 신앙의 방향이 하나님께로 기울어지는지 여부이다.
오늘의 삶에 적용하는 관점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만났을 때 특히 중요하다. 기도에 응답이 없고 노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조차 왜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쳤는지 묻기보다, 이 상황 속에서 예수님을 따라가는 방식이 무엇인지 되묻는 자세가 필요하다. 십자가를 피하고 싶지만, 그 십자가를 통해 믿음이 자라고 성숙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고난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때로는 경험 속에서 신앙의 깊이가 더해진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려지는 기도는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게 하고, 욕심과 자존심을 내려놓아 주님의 마음을 배우게 한다. 끝까지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 제자가 되도록 힘을 주시길 바란다.
오늘도 예수님을 따른다는 길은 편안한 길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는 길이며, 주어진 십자가를 혼자 지는 것이 아님이 강조된다. 오늘의 삶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가 분명 존재하나, 그것은 예수님이 먼저 걸어가신 길 위에 놓여 있다. 한 걸음씩 주님의 길을 바라보며 걸어가길 소망하는 마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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