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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망각

어떤 밤도 하얗게 녹아갔다. 눈을 감으면 언제나 그곳이었다.

나의 겨울, 눈 덮인 작은 세계. 절박한 기도도 꺼질듯한 한숨도 아스라이 얼어붙는 안식의 시간.

고요보다 깊은 침묵. 눈송이로 곱게 짜낸 밤을 가물어가는 손끝에 엮으며, 망각이라는 낭만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 잊어버려.

다 괜찮아질 거야. 군청빛 고래가 꾸물거리며 속삭였다.

길고 낮은 울음을 뱉었다. - 잊어버리렴. 나의 밤이 백야였다면, 그것은 얼마나 부질없는 환상일까.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땐 사위가 환했다. 덩굴 져 자라는 초록빛 매미 떼가 시끄러운 울음을 우짖고 목덜미를 사납게 타고 흐르는 붉은 선혈. - 여름이야.

눈을 가렸다. 손틈새로 세상이 이지러지고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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