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구역 내 빈 주택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던 중 건물 외벽이 무너져 A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해당 작업이 개인 주택의 폐기물 정리로서 산재보험법 적용 제외인 ‘가구 내 고용활동’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유족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가구 내 고용활동의 정의와 제외 사유가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가구 내 고용활동은 조리, 집안 청소, 간병, 육아 등 가정생활과 가사를 돕기 위한 고용을 의미하며, 이런 영역은 국가가 근로조건이나 안전 상태를 촘촘히 감독하기 어렵다 하여 법적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는 점이 배경이다. 공단은 빈집의 폐기물 정리도 가옥주 개인의 사적 가사 도움의 연장으로 보아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공단의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 판단을 내렸다. 판단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사업주가 존재하고 지휘·감독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이 작업을 주선한 이는 가옥주가 아니라 인근에서 이삿짐 운송사업을 하던 B씨였고, B씨가 인력을 섭외하고 보수 결정, 안전조치 지시까지 주도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오야지 역할을 했다는 진술이 기록됐다. 또한 재판부는 이 사건이 단순한 가사 영역의 일탈이거나 순수한 개인 사생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산재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확정했다. 한손에 쥔 재개발 작업의 산재 판결은 근로자성의 인정과 사업주 지휘의 구체성에 주목한 결정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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