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사이로 피가 났다. 붉은 색이라기 보단 검은색에 가까웠다.
피를 닦아내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싶어 손수건을 갔다 댔다. 임신 중절 후의 흔히 있는 증상이었다.
아이가 뱃 속에 있을 적에도 여자는 하혈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인지 피가 흐를 때면 아직 뱃 속에 아이가 있다고 착각하게 되었다.
여자가 배 위에 손을 얹고 있으면 살아있는 것처럼 발을 찼다. 강릉으로 가는 버스는 여자 혼자 뿐이었다.
버스기사들은 항상 참견쟁이 노인네처럼 주저리주저리 말을 걸었다. [이런 날씨에 왜 강릉에 가시오?]
악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그 물음에 대답할 만한 기분이 아니었다.
버스기사의 운전석에서 잘 보이지 않을 즈음까지로 자리를 옮겼다. 창 밖에 해가 뜨기 시작했다.
소리라고는 버스 엔진소리 밖에 나지 않는 버스 안에서 버스기사마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잠이 오기 시작했다. 해가 뜨는 시간에 잠이 오기 시작했다.
커튼을 쳤다. 엔진소리가 점점 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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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단편소설]사막의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