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속에 새긴 황룡사의 그림자, 경주타워를 건축가의 눈으로 걷다. 겨울 저녁 파란 하늘이 어둠으로 넘어가는 시간, 경주엑스포공원 산책로에 불이 하나씩 켜지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거대한 유리 프레임으로 끌려갑니다.
직사각형 박스 한가운데가 깊게 파여 있고, 그 윤곽이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루엣을 닮았습니다. 전망대이자 랜드마크 건물이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 느낌은 “새로 지은 탑”보다 “사라진 탑을 위한 빈자리”에 가깝습니다.
엑스포공원 가운데 세운 비어 있는 탑 경주타워는 약 82m 높이의 유리 타워입니다. 공원 중심축에 정확히 놓여 있어 어느 방향에서 걸어와도 이 건물을 한 번은 마주치게 됩니다.
한쪽에는 전시관과 공연장이, 다른 쪽에는 숲과 언덕이 펼쳐져 있고 타워는 그 사이를 잇는 문처럼 서 있습니다. 과거 목탑의 높이와 비례를 가져와 현대 재료로 다시 세웠지만, 실제 몸체는 비워 두고 윤곽만 남겼다는 점이 이 건축의 핵심입니다.
유리 박스와 음각 탑이 만드는 입체감 멀리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