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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남은 시계 자국같은

 손목에 남은 시계 자국같은

일상 모음집 no.5 요즘 시계를 매일 차고 다닌다. 예쁘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고.

너무 꽉 조였는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시계를 풀면 뭔가 해방감이 든다. 그리고 손목에 깊게 남은 시계 자국이 보인다.

약간 불그죽죽한 색깔로 살이 움푹 들어가서 시계 안쪽 모양 그대로 내 피부에 남아있다. 손가락 끝으로 움푹 들어간 자리를 만져봤다.

굴곡을 따라 울퉁불퉁해진 피부의 감촉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계 자국은 사라지고 없다.

나도 모르게 몰래, 서두르듯 사라졌다. 분명 내가 좋아서 가까이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내려놓았을 때 어딘가 모를 해방감이 드는 것. 누구나 한번은 이런 감정 느껴보지 않았는가?

풀지 않으면 내 살점에 깊게 남은 시계 자국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시계가 악연이든, 선연이든 혹은 내가 놓지 못하고 있는 어떠한 종류의 집착이든, 내려놓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다.

내게 어떠한 자국을 남기고 갔는지 그 흔적을 볼 수가 없다. 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