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상황이 나아질 거라 여겼겠지만 벌써 무덤과 영구차가 준비된 모습이 드러난다. 익명 뒤의 정의의 사도들을 주의하라 경고가 따라다니고, 태양에 조금 과하게 가까워진 듯 보였던 장면도 결국은 손에 잡히지 않는 위협으로 다가온다. 함께 가자고 손을 내미는 그 제안은 다가올 심판을 피하지 못한다는 암시를 남기며, 다들 달아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두운 곳으로 들어서는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친구라는 이름이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좋아하는 것은 구찌와 스캔들로 꾸민 친구들이고, 위스키 사워의 쓴맛처럼 독이 돋는 꽃들이 함께한다. 내 지하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는 말은 이미 살아 있는 한계선을 넘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는 확신 속에 같은 흉터를 가진 이들이 모인다. 잘나갈 때 모두가 사랑하는 건 결국 표면적 이미지일 뿐이라는 냉정한 관찰이 흐르고, 한 장의 사진으로 모든 것이 잘 풀릴 수 있다는 환상은 한 방울의 실수로 무너진다.
세상은 판단을 미루지 않고 결국 한 사람의 과거를 들추려 한다. 남자에게만 허용된 농담이나 지나친 자만심 같은 행동이 문제였는지 묻고, 칼부림의 판에서 시시한 하소연을 늘어놓았던 자는 들통난다. 오늘 밤 모든 것이 끝날지라도, 악명은 함께할 동료를 환영한다. 구찌와 스캔들로 꾸며진 친구들과 위스키 사워의 쓴맛은 여전히 존재하며, 독이 든 가시 돋힌 꽃처럼 지하세계의 규칙은 변하지 않는다.
무죄가 입증되기 전에도 무죄를 믿게 만든 이들이 있고, 판단을 구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있다. 그러나 선의가 채찍처럼 돌아오게 되면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서는 법을 배운다. 다락방의 시체나 애인을 가로챈 자를 두고도 손을 잡아주던 이들이 있었고, 들키지 않는 죄악의 즐거움을 배우게 된다. 세상의 적이 된 이들이라 해도 같은 흉터를 가진 이들과 함께하면, 이제 진짜 친구들이 누구인지 명확해진다. 세상이 나를 부숴도 깨진 유리는 더 날카롭고, 앞으로 어떤 사람과 함께할지, 어떤 흉터를 남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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