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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가 시작됐다

 삼재가 시작됐다

퐁- 청아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경이 변기에 빠진 것이었다.

스르륵 가라앉는 안경을 나는 보고만 있었다. 안경이 물 위에 떠 있던 그 찰나에 재빠르게 건져낼 대담함과 순발력은 내게 없었다.

우유부단함의 대가로 나는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변기의 밑바닥까지 짚어야 했다. 삼재는 삼재인가 보네.

나는 주운 안경을 박박 닦으며 불운의 서막이 열렸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임인년 음력 1월 1일, 삼재가 시작되던 날이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유독 미신에 이끌리는 사람이었다. 교복을 입던 시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떡볶이를 먹을 돈을 아껴 타로집을 찾았다.

스무 살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사주, 관상, 손금을 보러 다녔고 애인이 생기면 궁합을 보러 갔다. 회사를 다닌 이후로는 연말마다 신점을 보는 게 연례행사가 되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서 온갖 점을 보고 다녔을까. 아마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나를 명확한 단어로 설...

# 글쓰기 # 브런치 # 브런치스토리 # 브런치에세이 # 사주 # 신점 # 에세이

원문 링크 : 삼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