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18코스와 19코스는 묶어서 걷는 편이 좋다. 18코스의 끝과 시작점(시계반대 방향의 형제봉)은 빨간색 구역에 위치하고, 대중교통으로도 오갈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어 18코스와 19코스를 이어 걷기로 결정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였고 중간에 먹을 주전부리도 많이 챙겼다. 18코스는 북한산 종로 코스의 계곡과 산이 만나는 도심길이라고 소개되지만 실제로는 시작부터 계단이 많아 숨이 차다. 지하철 하차 직후 미리 아이스를 주문해두고 도착하자마자 픽업해 바로 출발했다. 17코스의 끝점에서 18코스가 시작되었고, 건너편 산 정상과의 눈높이가 벌써 비슷해질 만큼 경치는 점차 봄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촬영 중 한 아주머니의 요청으로 사진을 남겼고, 겨울의 얼었던 느낌이 사라져 봄의 생동감이 전해졌다. 길 곳곳에 구경거리도 많았고, 부자동네의 집들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스탬프 스테이션이 보이는 곳에서 18코스의 끝이자 시작점인 형제봉입구에 이르렀다. 하산 여부를 두고 생각하다가 19코스로 바로 이어 가는 쪽이 이득일 듯했다.
19코스는 북한산 성북 코스의 “사색에 잠겨 걷는 호젓한 숲길”로 시작된다. 멧돼지의 존재가 실감나게 다가오더니 울타리가 의외로 필요해 보였다. 산책을 마치고 18코스의 끝에서 1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길에 들어섰다. 눈은 이미 다 녹았고 길은 질펀하지 않아 걷기가 한층 수월했다. 풍산개의 귀여움에 이끌려 다가갔다가도 짖음이 커져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공사 현장도 한창이었고, 다음 방문 때에는 새로운 시설이 생길 가능성도 엿보였다. 멧돼지를 다시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 섰고,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뒤돌아보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 구름전망대에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 여정의 종착을 앞두고 오늘도 무사히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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