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잠시 내린 모양이었다.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잔뜩 구경하고 나오니 땅이 젖어있었다.
거리는 비에 젖은 돌과 풀냄새로 가득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했다.
계획을 전혀 하지 않고 이탈리아에 온 탓이었다.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우피치 미술관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딱히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야 할 방향을 정하려고 여기저기 고개를 연신 돌려보아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알 수는 없었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그 자리에서 지역별로 소분한 여행책과 관광센터에서 얻은 피렌체 지도를 가방에서 꺼내 커다랗게 펼쳤다.
내가 있는 주변에 무엇이 있나 지도 위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마음에 끌릴 만한 모양과 글자를 눈으로 좇았다. 마침 내가 서 있는 곳 근처 강 건너에 아주 큰 궁전이 하나 있었다.
피티 궁전이라는 곳이었다. 피렌체에서 가장 큰 궁전이라고 쓰여있었다.
갈 곳이 정해졌다. 배가 고파져 근처에서 피자 몇 조각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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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인간을 닮은 건축, 베키오 다리 (욕망이 만들어낸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