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에 말을 더듬었었고 혼자서 바닥에 엎드려 그림 낙서를 끄적이는 걸 매우 좋아했었다. 다시 떠올려 보니 내가 머릿속에 수없이 빠르게 생겨나는 감정과 생각들을 언어로 표현하기에 너무 벅차했던 갑갑함이 문득 그 당시의 내가 느꼈던 느낌 그대로 내 가슴을 치고 들어왔다.
나는 내가 예전에 제자라 부르던 미술 좋아하는 똑똑이 친구의 블로그 글들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놀러 갔다가 그 친구 특유의 모자이크 또는 설치 미술 같은 포스트들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뭔가 느낌이 다르고 좋구먼!'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벗어나 '아 이 친구가 내 어릴 적 갑갑함의 답을 보여주고 있구먼!'
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한 마디로 내가 줄곧 겪어온 갑갑함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제공되었다고나 할까!
나는 철학과 출신이고, 컨설턴트도 오래 하면서 이미 '언어로 표현'하는 강박적인 작업들에 사고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이 큰지라 내가 느끼던 즐거움과 신선함의 한 켠에는 항상 부러움도 담겨 있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