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혼자 중얼중얼 만트라를 읊으며 산책하는 게 일과가 되었는데, 저번 주부터인가, 문득 문득 스쳐가는 거 말고 딮~~하게 봄바람의 느낌이 가득 채워져 왔다. 나는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봄을 엄청 많이 타는 놈이었다.
봄만 되면 무슨 일이든 다 잘 되는 편이고 기분도 계속 하이 상태인 데다가 성격도 유독 활발해지고 뭐 그랬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봄의 느낌이 둔감해진 것을 깨달았을 때 무언가 삶의 선물 하나가 너무 오래 되어 낡아 버려진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마치 기억이라도 남아있는 양 예전처럼 가슴 깊숙하게 스며드는 건 느껴지지 않더라도 오랜만에 고향 집에라도 놀러온 것처럼 옛 기억의 잔향-정도의 기분으로 봄을 반기고는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에 또 산책을 다녀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가족, 친구 단위로 사람들도 많이들 걷고 있었다. 나는 또 중얼중얼 거리면서 걷다가 호수에 비친 네온사인을 보니 물가에 새겨진 불빛들의 모습이 '아 그래서 화가들이...
원문 링크 : [잡담] 봄날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