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연차 발생이 아니라 연차 사용일의 판단이다. 먼저 연차휴가의 발생과 사용을 구분해야 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고 해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상 연차 발생 요건을 충족하면 선택근로제 근로자에게도 연차휴가가 발생한다. 따라서 회사가 “출근 여부가 근로자 선택이므로 연차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회시의 취지는 연차 자체를 없애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특정일에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그날 몇 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연차휴가는 근로의무가 있는 날에 사용하는 제도다. 연차유급휴가는 기본적으로 근로의무가 있는 날에 근로제공 의무를 면제받고 유급으로 쉬는 제도다. 이 원리를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적용하면 핵심은 비교적 분명해진다. 해당일이 근로의무가 있는 날이라면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해당일이 애초에 근로의무가 없는 날이라면 연차휴가를 사용할 실익이 약하다. 예를 들어 1개월 단위 선택근로제에서 근로자가 정산기간 중 총근로시간을 이미 모두 채웠고, 남은 특정일의 출근 여부도 근로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면 그날은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근로의무를 면제받을 필요가 없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에 연차를 사용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가 특정일을 의무 출근일로 정해두었거나, 코어타임·회의·필수근무일 등으로 인해 그날 근로제공 의무가 인정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근로자는 그날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회사는 이를 연차 사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표준근로시간이 연차 유급처리의 기준이 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에서는 매일의 근로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날은 10시간, 어떤 날은 4시간, 어떤 날은 아예 출근하지 않는 방식도 가능하다. 그래서 연차 1일을 사용했을 때 몇 시간을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표준근로시간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때 노사 서면합의에는 정산기간, 총근로시간, 의무적 시간대, 선택적 시간대, 표준근로시간 등을 정해야 한다. 표준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정했다면 연차 1일 사용 시 8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방식이 된다. 결국 선택근로제에서 연차휴가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연차 1일은 몇 시간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 기준 없이 제도를 운영하면 근로자는 연차를 사용했는데 임금이 줄었다고 주장할 수 있고, 회사는 그날 근로의무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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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차휴가 관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