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의 양식으로 살아왔고 또 살아내고 있는 화자는, 살아있다고 느끼는 타이밍도 저마다 다르다고 본다. 살아있다고 체감하는 순간은 필요를 느끼고 능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찾아오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반응이 타인의 시선이 만든 거짓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시선을 타인에게서 내 안으로 옮기고, 스스로를 필요로 할 때 얼마나 자신과 대화하며 이야기를 들어주는지 되돌아본다. 결국 최근에는 나와 논다, 하고 싶은 것을 잔뜩 하고 타인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된다. 혼자 있을 때 훨씬 많은 것들이 가능해지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도 많아진다.
작년까지는 바쁘게 일하느라 미처 끝내지 못했던 PC게임도 해보고 주말엔 이불 속에서 뒹구는 여유를 맛본다. 간단한 요리를 해 먹는 시간도 즐겁고, 타인과의 연락 없이도 즐거움이 이어진다. 답답한 날에는 더 빨리 걷거나 뛰며 산책하고, 일에 몰두하며, 타투를 다시 시작할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운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히 크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구분이 명확해지면서 새로 알게 된 사람에게는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자신을 잘 안다는 확신이 있어 다음번 사랑은 더 깊고 짙지 못할 거라도 마음먹지만 매 계절마다 그를 갱신한다.
과거에 사랑했던 것들은 결국 자신을 울리기도 했다. 아버지가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지 말라”고 했지만, 빨간 꼬리의 예쁜 플라밍고 구피, 비 오는 날 따라오던 하얀 강아지, 분홍색 끈이 달린 여름 샌들, 크리스마스 선물인 갈색 긴 머리 인형, 아버지의 큰 손을 사랑했다. 그때마다 구피가 죽고, 강아지가 잃어지고, 샌들이 낡아 버리고 이사가 오면 인형을 버려야 할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울음을 삼켜야 했다.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마음을 울렸다. 슬슬 몸이 다가오지만 차갑고 단단한 겨울 딸기가 생각나고, 바다를 보러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밤의 으스스함을 피해 핫팩으로 몸을 지피고, 간이 캠핑을 바닷가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한다. 화를 낼 필요는 없다. 차분하게 생각하면 될 일들은 늦지 않다. 이번 한 주도 또 즐겁게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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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삶을 생동감있게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