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기 옷장 그게 아마 4월쯤이었을 거야. 사무실 근처 골목길을 걷고 있었지.
근데 그날은 기분이 좀 별로였어. 한쪽 눈이 또 포도막염이 올라와서 빨갛게 되고 아프더라고.
‘아, 또 병원 가서 스테로이드 안약 받아와야 하나…’ 그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겁지 뭐. 겨우 좋아졌다 싶었는데 또 재발이니.
시끄러운 차 소리를 피해서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어. 내가 소음에 약하잖아.
괜히 민감해서 공항 같은 데 가면 꼭 헤드셋 쓰고 다니는 거 알지? 아무튼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데, 쓰레기장 옆에 가구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게 보이는 거야.
처음엔 누가 이사 가나 싶었어. 그래서 가구를 몽땅 버렸나?
아니면 혼자 살던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집을 정리한 건가? 보통은 한두 개만 버리지, 저렇게 여러 개를 한꺼번에 내놓진 않잖아.
그래서 가까이 가봤지. 가까이서 보니까 낡은 아기 옷장이랑 책장이 있더라고.
연녹색 옷장에 하트 장식이 붙어 있었는데, 색은 바래고 손잡이도 닳아 있었어. 그걸 보는...
원문 링크 : 일상의 흔적 - 행복한 아기 옷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