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의 흔적이 담긴 1989년 발매의 LP를 중심으로, 한 사람이 꼬질꼬질한 10대의 감성이 스며든 음반을 여전히 곁에 품고 있음을 소개한다. 공중전화 박스에서 맡았던 낡은 냄새까지 떠올리게 하는 이 LP는 고등학교 시절 처음 구입했으나 지금까지도 곁에서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 같은 존재다. 흑백으로 처리된 LP 디자인은 여백의 미를 살리며 작은 글자 폰트와 함께 당시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1989년의 A면과 B면에 각각 수록된 10곡은 모두 높은 완성도로 평가되며, 하나의 트랙이라도 넘겨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들 정도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가수의 사진과 함께 뒷면에 삽입된 가사집은 음악을 듣는 순간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수록곡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았던 곡은 ‘미련’으로 꼽히며, 가사는 이별의 아픔과 남겨진 감정의 섬세한 조화를 잘 드러낸다. 멀어져 가는 상대를 바라보며 남겨진 마음의 공백과 이별의 냉정함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나는 모습이 가사 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아물지 않은 마음에 또 다른 아픔을 주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과거의 미련을 이겨내지 못한 채 의연하게 남아 있는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이 노래를 포함한 전곡은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마음의 틈을 미소 지으며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보여 준다.
결과적으로 이 LP는 1989년의 음악적 기점과 당시의 시각 디자인, 가사의 정서를 하나의 매개로 엮어낸 완성작으로 기억된다. 가수의 사진과 가사집이 더해진 구성은 음반을 단순한 음악 매체가 아니라 당시의 감정 기록으로 남겨 둔다. 멀어져 가는 시간을 지나 현재까지도 잊히지 않는 서정의 힘이 이 음반을 오랜 애장의 대상로 만들었다. 미련이라는 단어가 지닌 애틋함과 냉정함이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듣는 이 역시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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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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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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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현L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