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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시인: 꽃덤풀 산산산 연산홍 은발이랑 날리면서

 신석정 시인: 꽃덤풀 산산산 연산홍 은발이랑 날리면서

꽃덤풀 신석정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플에 아득히 안겨보리라.

해방 이후 36년 역사를 노래한 시이다. 목가시인인 그가 역사를 노래하니 더욱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러는 동안에 4번의 반복된 구절이 아프다. 산산산 신석정 지구엔 돋아난 산은 한사코 높아서 아름다웁다.

산에는 아무 죄없는 짐승과 에레나보다 어여쁜 꽃들이 모여서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