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은 너무나 연약하고 예민하다. 어떤 혼란 속에서도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그건 그와 비슷한 혼란을 수도 없이 겪으며 쌓인 경험과 그 속에서 '부동심'의 단련이 동반되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폭풍 같은 상황에 경험과 단련이 부족하다면 사람의 감정은 예민하게, 극단적으로 반응한다. 감정은 주변의 작은 자극에도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기본값이다.
원시인들에겐 독을 품은 벌레같이 아주 작은 요소부터 풀숲에서 기척을 죽이고 숨어있는 맹수 등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들이 득실거렸다. 그런 것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들이닥쳤을 때, 감각, 육체, 정신을 최대한 흥분시켜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도망을 칠 수 있도록 온몸을 감정으로 뒤흔들었다.
모든 생각을 지워버리고 오로지 도망,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이탈만을 쫓아야 실낱같은 생존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었으니까. 대항하는 인간들은 진작에 맹수들에게 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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