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을 만나는 걸 꺼린다.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집중하는 것보다도, 사람을 만나서 시간을 보낼 때 드는 체력 소모가 너무 많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집 밖을 나가서 다른 사람의 존재가 느껴지는 순간부터 그들을 속으론 경계하고, 겉으론 별 신경 쓰지 않는 듯이 행동한다. 별거 아닌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속마음과 다른 행동을 하면서도 그걸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으면 '내가 어떤 자세로 걸었더라?'
, '팔은 어떻게 하고 있으면 되는 거지?', '지금 바람이 많이 부는데 머리 꼬라지는 안 이상한가?'
, '지금 너무 거북목 상태이진 않을까?' 등등 온갖 것들이 신경 쓰인다.
마치 혓바닥 위치와 숨 쉬는 것, 눈의 깜빡임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거나 버벅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딱히 대인기피증은 아니다.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다른 이에게 피해를 보고 싶지 않다 등의 생각들이 버무려져 지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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