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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수확

 [단편소설] 수확

검던 하늘이 푸른 빛을 머금는 동틀 무렵. 해가 떠오르듯이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나갈 채비를 한다.

얼마 전 낫이 부러졌다. 일 년 내내 밭을 일구고, 태풍 속에서 제발 작물이 견뎌내길 기도하며, 조금만 더 버티자고, 이제 곧 작물들이 다 자랄 것이라며 손톱이 깨어지고도 뜯어낸 나무껍질과 정체 모를 열매들을 주워 먹으며 버텨왔는데 하필 수확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곧 큰 아이가 새 낫을 구해오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쩔 수 없지'라며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지금 내게도 이토록 탐스러운 곡식인데, 남의 것을 빼앗는 데 주저 없는 약탈자들에겐 또 얼마나 군침이 돌까.

그렇지 않아도 수확이 끝날 시기마다 더 극성이던 도적들이 올해는 수확이 끝나는 것도 기다리지 못하겠는지 벌써 주변 마을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몇 개월 동안 아무리 굶주려서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꾸역꾸역 일어나서 수확을 해내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도적의 불길이 덮치고 나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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