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독 삶의 중심이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NCS 시험 준비 및 낙방, 정치 및 금융 미래에 대한 불안,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흐려지는 순간들.
그럴수록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이 점점 선명해진다.
그 고민의 한복판에서 문득 떠올랐던 작품이 있었다. 바로 군 복무 시절부터 꼭 보고 싶었던 뮤지컬 ⟪레드북⟫.
이번에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퇴근 후 곧장 아차산역으로 향했다. 혼란의 시대를 넘어 '제1의 나'를 찾는 이야기 막이 오르자 무대 위 안나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병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브라운과 짙은 빨강색 일기장,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 너머 첫사랑의 추억까지. 안나의 삶은 단순히 시대를 거스른 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자신만의 ‘빨간 책’에 억눌린 감정과 꿈을 기록해온 그녀는, 우연히 마주친 브라운이라는 인물을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하며 보수적인 금기를 과감히 부수기 시작한다.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