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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더 더 스킨 리뷰 관람평 정체성의 장례식

 영화 언더 더 스킨 리뷰 관람평 정체성의 장례식

늦은 만남의 회한 조나단 글레이저의 <언더 더 스킨>을 늦게 본 나는 스스로에게 작지 않은 회한을 느낀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이미 감지한 거장의 기운을 그 이전 작품에서 미리 알아차렸어야 했다는 생각이 오래 남는다.

늦음은 결점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감각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욕망의 함정과 미세한 진동 영화는 인간을 식재료처럼 분류하고 다듬는 외계인의 시점을 통해 욕망이 스스로를 미끼 삼아 함정으로 굴러 들어가는 과정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그 유혹은 자극적인 과시가 아니라 미세한 진동이다.

불빛이 물을 흔들 듯 외계인은 색욕의 표면을 살짝 건드리고 인간은 제 발로 매끈한 검은 바닥을 향해 미끄러져 간다. 나는 그 장면을 개미지옥의 기하학으로 읽는다.

바깥에서는 단순한 원뿔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들어간 순간 경사는 선택을 대신하고 지성은 멎고 감각만 남는다. 미니멀한 세트는 포식의 철학이자 유혹의 건축물로 작동한다.

불협의 미학과 미카 레비의 소리 이 영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