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완성도에 상관없이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손이 간다. 바로 구로사와 기요시다.
드라마 <속죄(贖罪)>는 한 사건이 어떻게 다섯 사람 (알고보면 8 사람이지만)의 삶을 뒤틀고, 결국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지를 보여주는 장편 심리극이다. 어린 시절 친구가 유괴당해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한 네 명의 여자아이들, 그리고 피해자의 어머니.
이들은 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죄의 그림자를 끌어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속죄’라는 단어가 실제로 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갖는지는, 회차마다 다르게, 그리고 개별적 사정으로 드러난다.
구로사와 특유의 연출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침묵은 대사보다 더 큰 말을 하고, 인물은 카메라 밖 공간과 함께 호흡한다.
그는 언제나 공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그 공포가 자라나는 공간을 만든다. <큐어>의 파출소 <회로>의 기괴한 유령의 등장은 공간과 빛의 위용을 다시 한번 알려준다.
그리고 점프스케어라고 느끼지도 못할만큼 불안은 조용히, 그러나 확...